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언급됐던 포스코가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재무적으로 여유치 않은데다가 다른 기업들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조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M&A시장에 나온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연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를 추진하다가 포기한 이후 재매각 시점에 대해 관심을 끌고 있지만 잠정적 인수후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그동안 유력한 인수후보로 언급됐던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커지면서 연내 매각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3조4000억~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연내 수조원 규모의 M&A를 재차 추진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경우) 철강-조선업으로 이어지는 산업간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기존 제철소 투자계획에 더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까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경우 포스코의 재무 부담이 크게 늘어나 신용등급 하향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와 함께 인수후보로 언급됐던 현대중공업도 재무적 부담이 커 쉽게 나서기 어렵다. 작년부터 지속됐던 수주가뭄으로 자금에 여유가 없는데다가 연내 현대오일뱅크 인수를 위해 2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2008년 인수전 당시 인수에 참여했던 한화그룹, GS그룹 등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M&A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선 악재로 작용, 주가가 출렁이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을 위한 M&A보다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선업계가 최근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대우조선해양 매각 장기화에 일조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선박수주가 전무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수주잔량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최근 남유럽발 충격으로 경제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 다른 대형 매물들도 M&A시장에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시점을 예상하기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부터 주주협의회가 매각시기 등을 논의하면서 매각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하이닉스도 최근 재무구조개선약정계약을 졸업하면서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적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08년 매각가격이 6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최근에 4조원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수주가뭄 등의 영향으로 매각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하반기 조선업 시황 회복이 가시화되면 다시 몸값이 뛰어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수기업으로는 적은 금액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기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