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품시장, 리먼사태 후 최대 위기

입력 2010-06-0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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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품 시장이 월가의 예상을 뒤엎고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해운물류 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철강 소가죽 수지 등을 포함한 상품 지수는 지난달 57%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2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18개 산업자재 지수는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과 중국의 긴축재정으로 금융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상품 시장이 경기침체가 회복되고 상품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월가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지난달 올해와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반면 지난해 원유와 두 배 이상 가격이 오른 구리를 사재기한 투자자들은 지난 2월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이들 상품을 매각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다국적 광산기업인 프리포트-맥모란 코퍼&골드는 "올해 구리 판매량이 7.6% 감소함에 따라 중국의 구리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퀴륨캐피털어드바이저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골드만삭스 및 뒤케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상품 분석가인 콜린 펜톤은 "위험 부담이 줄어들면 예상 전망도 축소된다"면서 "상품 수요가 점차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OECD는 2008년 6월 상품 지수가 정점을 찍었던 당시 미국이 2009년 1.1%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상품 지수는 하락을 지속해 2008년 10월 연 56%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194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후 두 달 만에 미국의 경제상황을 판단하는 민간기구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의 경제는 2.4% 후퇴하며 1946년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곤두박질쳤다.

락쉬만 애츄탄 경기순환연구소(ECRI) 소장은 "상품 지수 하락은 현재 글로벌 산업 성장이 절박한 상황임을 반영한다"면서 "상품 시장은 침체 현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지난달 유럽연합(EU)이 유로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1조달러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기금을 마련한데다 유럽 각국의 긴축재정 노력까지 더해져 가솔린, 알루미늄, 철강 등을 포함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다.

한편 OECD는 지난달 26일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OECD 30개 회원국이 올해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3.2%, 중국은 10.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 큐리에 골드만삭스 분석가는 "시장은 강력한 성장 펀데멘탈을 무시한채 유럽 채무국가들의 긴축재정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만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상품 지수 하락은 상품 매수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은 없을 전망이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0.1%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첫 감소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올해 전 세계 일일 원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 200만배럴에서 150만배럴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하반기 서부텍사스중질유와 브랜트유 가격 전망도 종전 배럴당 92달러에서 78달러로 낮춰 잡았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은 5월 구리 가격이 7.4%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기준으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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