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 도봉, 강북구(노도강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한때 신(新)버블지역으로 불리며 집값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곳이다.
14일 경매정보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최근 4개월간 이들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84.38%로 금융위기 기간동안 낙찰가율(82.51%)보다 1.87%포인트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서울전체(82.79%)와 비강남권(82.44%)아파트 낙찰가율이 금융위기 기간보다 각각 9.61%포인트, 7.24%포인트 높은 것을 감안할 때 이들 지역의 경매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다.
심지어 강북과 도봉구의 경우 금융위기보다 낙찰가율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4개월간 강북구의 낙찰가율은 83.01%로 금융위기 당시의 84.90%보다 1.89%포인트 낮았다. 도봉구는 82.24%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때의 83.82%보다 1.58%포인트 하락했다.
이들 지역의 경매시장이 이처럼 침체된 이유는 길음, 미아뉴타운 등을 중심으로 4500가구가 넘는 입주폭탄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급매물이 나오면서 지난달부터 낙찰가율이 급락세를 보였다는 것.
이 지역 낙찰가율은 지난 ▲2월 86.46% ▲3월 87.67% ▲4월 85.03%로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뉴타운 입주가 시작되는 지난달에는 낙찰가율이 79.7%로 급락했다. 이달 들어서 낙찰된 5개 물건도 74~82% 수준이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금융위기 당시에는 외부적인 악재로 금융 부담이 큰 고가아파트 밀집지역 중심으로 낙폭이 컸지만 최근에는 집값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전역이 동반침체를 보이고 있다”며 “강북권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