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용 캔 시장에서 '스틸캔'이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소재인 석도강판 가격이 올해에만 톤당 최대 20만원 인상되는 등 가격 안정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음료용 캔 생산업체 네 곳중 유일하게 스틸캔을 생산하는 롯데알미늄이 지난해 2개의 스틸캔 생산라인 중 1개를 알루미늄 캔 생산라인으로 교체한 데 이어, 최근 남은 라인 한 곳마저 알루미늄 캔 생산라인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 음료수용 캔을 생산하는 곳은 네 곳이며, 롯데알미늄을 제외한 세 곳은 지난 2008년을 전후해 모든 생산라인을 알루미늄 캔 생산체제로 전환했다.
여기에 롯데알미늄이 최근 남은 라인마저 알루미늄 캔 생산라인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스틸캔이 퇴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알미늄 측은 일단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내부적으로 생산 라인 교체를 검토한 사실은 있지만 실행 단계에서의 검토는 이뤄진 바 없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롯데알미늄 측은 최근 스틸캔의 원가부담이 높아졌지만, 라인 교체에 따른 비용도 수 십 억원에 이르는 만큼 단기적으로 접근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음료용 캔은 금속판을 컵 모양으로 프레스 성형한 뒤 뚜껑을 덮는 '2피스캔'이 대부분으로 소재로 구분하면 알루미늄을 이용한 알루미늄캔과 석도강판을 가공해 만드는 스틸캔으로 양분돼 있다.
알루미늄의 경우 가볍고 성형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런던금속거래소(LME) 취급 품목이어서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반면, 석도강판은 내식성이 우수하고 포스코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석도원판(BP)을 원자재로 하고 있어 안정적인 가격을 무기로 음료용 캔 시장에서 선호돼 왔다.
롯데알미늄 관계자는 "현재 가동되고 있는 스틸캔 생산 라인은 당분간 교체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수입자재 성격이 강한 알루미늄과 달리 포스코의 BP는 로컬 개념으로, 가격안정성에 대해 정책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교체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