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세계 각국에는 긴축정책 논란이 한창이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정책의 고삐를 바짝 쥐고 있지만 미국은 경기부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4회에 걸쳐 글로벌 긴축정책 동향을 짚어보고 재정위기 사태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본다)
① 美 긴축은 아직...경기부터 살린다
② 유럽 "긴축만이 살길이다"
③ 中 과열 잡기에 총력
④ 日 세금 올려야되는데...총선 앞두고 고심
유럽 각국이 재정적자 위기에 처한 가운데 앞서 고강도 긴축안을 내놨던 독일에 이어 유럽 각국이 경쟁하듯 긴축 모드에 합류하고 있다.
재정상황이 양호한 편인 독일조차 강도 높은 긴축안을 발표하자 프랑스, 영국도 이에 질세라 긴축안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긴축안은 특히 공공부문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 부처 공무원의 임금을 오는 2014~2015년까지 모두 25% 삭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최근 긴축안을 발표한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재정감축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가가치세(VAT) 세율은 현행 17.5%에서 내년부터 20%로 오른다. 금융기관들에는 은행세가 신설돼 연간 20억파운드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해 현재 28% 수준인 법인세를 점진적으로 낮춰 오는 2014~2015년까지 매년 1%씩 24%까지 낮추기로 했다.
영국 정부의 지난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1% 이상인 1550억파운드를 기록했다.
오스본 장관은 "영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아일랜드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가장 높다"면서 "영국이 재정위기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강력한 긴축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독일은 이달 초 800억유로에 달하는 과감한 긴축안을 내놨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7일 "독일이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써본보기가 되야 한다"면서 "오는 2014년까지 공무원을 최대 1만5000명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에 이어 프랑스도 지난 12일 향후 3년간 1000억유로 재정적자를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긴축안을 발표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정부는 오는 2013년까지 유럽연합(EU)의 안정성장 협약 합의기준인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재정적자를 줄일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유럽과 경기부양을 주장하는 미국과의 마찰이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은 정부가 재정지출 속도를 급격히 줄이면 수요가 위축되고 성장을 둔화시켜 결국 또 다른 경기침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로 정부의 적자가 늘어나 채무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입장은 다르다.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일단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모드로의 전환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와 스페인 등 일부 국가의 채무위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칫 정부 재정위기가 은행들으로 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노력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국가들이 내놓는 재정긴축 정책이 유럽 경제의 침체를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유럽의 긴축재정이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서 채무위기에 처한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등은 공공부문 임금과 연금 삭감 등을 포함한 재정긴축에 이미 본격적으로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