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사상 최고실적을 갈아엎어가며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승용차와 RV 판매는 현대차를 이미 추월한 상태다. 현대차와 동일한 플랫폼, 디자인 개성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 주효했고 여기에 신차 효과까지 맞물린 덕이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현대차의 우위가 여전하지만 기아차가 현대차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아차는 6월 내수 시장에서 4만4431대를 팔아 4만8643대를 판 현대차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승용차의 경우 기아차가 확실한 우위를 점유했다. 2만9716대를 판매한 기아차는 2만5048대의 현대차를 제쳤다. SUV를 포함한 RV는 1만1732대를 판매한 기아차가 7369대의 현대차를 눌렀다. 물론 현대차의 RV 판매에는 잘 나가는 스타렉스(상용으로 구분)가 제외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기아차는 중형세단 크레도스 후속인 옵티마부터 현대차 EF쏘나타 플랫폼을 들여왔다. 이후 현대차의 소형 미니밴 플랫폼(싼타모-카스타)이 공유됐고 컴팩트 SUV(투싼-스포티지 2세대)를 비롯해 중대형 SUV도 플랫폼을 함께 썼다.
기아차의 현대차 플랫폼 공유로 두 브랜드 사이의 성능과 품질 및 내구성 등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야심차게 준비한 세타 엔진을 현대기아차가 공히 나눠쓰기 시작하면서 성능 차이도 줄었다. 상대적으로 뒤쳐져있던 기아차 라인업이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본부도 두 회사가 차이를 두지 않고 통합돼 있다.
또한 정의선 현대기아차 부회장이 기아차에 몸담았던 시절 내세운 '디자인 경영'의 효과가 최근 드러나고 있다. 아우디에서 잔뼈가 굵은 디자인 담당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기아차 디자인을 다졌다. 기아차 이미지 제고를 위해 패밀리 룩을 도입했고 유럽차 분위기를 잔뜩 담았다.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 역시 급상승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차와 다를게 없는 품질과 성능를 지닌 기아차가 디자인이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측은 "기아차의 선전은 디자인 경영에서 시작됐고 최근 신차 효과가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아반떼와 그랜저 등 하반기에 등장할 후속 볼륨모델이 다시금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