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이 경기둔화로 인한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도 주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이 붕괴되자 펀드환매가 잦아들고 일부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공매도가 다시 급증하고 있어 조정장세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공매도 거래가 단기간에 집중되고 있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향후 국내 증시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공매도 집중 종목에 대해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매도란 약세장을 예상하고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사서 갚는 투자방법을 말한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1700선 이상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공매도 거래가 최근 글로벌 더블딥 우려가 부각되면서 다시 급증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가 6월29일 단기 고점 이후 급증해 6월30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공매도 재허용 이후 최대인 2719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대금대비 비중 또한 5%를 상회하며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후 대규모 공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6월30일 이후 4일간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945억원으로 이 기간 평균 거래대금이 5조2000억원 수준을 감안할 때,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 중이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비철금속, 해운, 디스플레이, 화학, 조선 순으로 시가총액대비 공매도 거래대금비중이 높았다. 종목별로도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한진해운, 고려아연, LG 디스플레이, 에이스디지텍, 현대미포조선 등 해당 업종 대표주들의 공매도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매도 증가와 함께 대차잔고도 급증해 주가 하락 우려를 자아냈다. 업종별로는 비철금속, 해운, SW/SI 업종과 종목별로는 동아제약, 고려아연,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루멘스 등의 대차잔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5일간 1조4000억원의 대차잔고가 증가해 2010년 누적 대차잔고는 7조8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고려아연 등은 대차잔고의 증가가 공매도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증가가 주가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 급증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6월 들어 공매도가 집중된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상승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매도 집중 기업에 대해 무조건 팔기보다 향후 실적과 성장세를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공매도 거래의 주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향후 공매도 증가는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매도 거래가 단기간에 집중되고 있어 공매도로 인한 낙폭과대 종목에 대해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도 유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승현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기관의 매수여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외국인 순매도와 공매도는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