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영세 상인 보호를 위해 규제해 온 소매 유통업 분야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완화할 뜻을 비치면서 월마트와 테스코 등 글로벌 소매업체들의 인도 시장 진출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 산업정책진흥국(DIPP)이 소매 유통업 분야 FDI 허용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달 말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6일(현지시간) 인도 경제전문지 이코노믹타임스가 보도했다.
DIPP의 RP 싱 국장은 “소매 유통업 분야의 FDI를 허용함으로써 얻는 혜택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FDI는 직접적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효율적 유통망 구축 등 간접적 분야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FDI 허용은 농촌 지역의 고용을 촉진하고 인도 경제에 역동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월마트 등 대형업체의 진출로 영세 상인이 손해를 입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현재 복합브랜드 소매 유통업의 FDI가 금지돼 있고 단일 브랜드의 FDI는 51% 이하의 지분만 외국업체들이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에 월마트와 독일의 메트로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은 정부에 복합브랜드 FDI 허용을 오랫동안 요청해 왔다.
월마트는 정부 규제 때문에 그 동안 할인점 형태의 소매 유통업이 아닌 현지 합작사인 바르티 월마트를 통한 무배달 현금판매 방식의 제한된 영업만 해왔다.
전문가들은 현재 인도 경제생산의 8% 이상을 공헌하고 있는 소매분야가 개방된다면 빠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산층의 증가와 맞물려 인도 소매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인도 최대 야당인 인도국민당(BJP)과 좌익진영은 복합브랜드 소매업에 대한 FDI 허용은 영세 소매점에 근무하는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바르티 엔터프라이즈의 라잔 바티 미탈 부회장은 “만약 정책프로세스가 전략적으로 정착이 된다면 영세 소매상과 대형 소매체인 사이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IPP 보고서는 “매년 부실한 인프라 여건으로 인해 1조루피(약 26조원) 가치의 과일, 야채 및 농작물이 길에 버려진다”면서 “외국 대형 유통업체의 진입은 이 손실을 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