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M&A가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 인수합병 자문위원회가 기업주식의 25% 이상을 인수하길 원하는 투자자는 반드시 나머지 주식에 대해서도 전량 매입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단지 26%의 주식을 인수하길 원하는 투자자도 인수 대상 기업의 주식을 100% 인수하는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M&A 비용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규정은 15% 이상의 주식을 인수하려는 투자자는 20%만 추가로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
SEBI는 “인수합병 자문위원회의 새 제안은 소액 투자자에게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M&A 대상 기업의 대주주나 소액주주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 규정이 M&A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언스트앤영의 아쉬빈 파레크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새 계획은 M&A 비용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M&A 거래가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KPMG의 기리시 밴바리 M&A 전문가는 “새 규정대로라면 지난 2008년 일본 다이이치 제약이 인도 최대 제약업체 란박시 지분 50.1%를 46억달러(약 5조5867억원)에 인수했던 것과 같은 M&A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의 경우 M&A가 성사되기 위해선 최소 30%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고 인도를 제외한 이머징 국가들도 각각 규정이 다르다.
한편 인도의 빠른 경제 발전에 따른 사모펀드의 급성장도 M&A 비용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경영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인도의 올해 사모펀드 시장규모가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올해 17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인도 소비는 확장 추세에 있어 헬스케어, 통신 및 제약 등 경제 전 영역에 걸쳐 높은 이익을 올릴 기회를 찾는 사모펀드도 많다.
M&A 비용은 미국 투자자들의 인도 투자수요가 급증하면서 인도 기업 가치가 높아지자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FT는 지난해 평균 2억1000만달러였던 M&A 비용이 올해 5억~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