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당분간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겠지만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고,꾸준히 유입되는 해외 투자금 등을 고려하면 외환보유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이유는 운용수익이 증가하고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인한 이들 통화표시 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큰게 늘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외환보유액 증가에는 대규모 무역흑자로 달러가 대거 유입됐고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7월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40억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의 수출 호조세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2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다.IBK투자증권 선성인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 그리고 유가증권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달러가 풍부해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란 설명이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월말 월초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만큼, 하락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정부의 개입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동양종금증권 성재만 연구원은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120일선에 위치한 상태라 그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환율 정책 변화에 대해선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성재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고환율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내려갔을 때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 등 모든 수출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정부가 고환율 정책 기조를 완전히 바꿀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3일 원ㆍ달러 환율은 1160원선으로 급락했다.
환율이 1160원대로 내려선 것은 지난 6월21일(장중 저가 1169원) 이후 처음이고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는 5월19일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