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에 재차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제조업종 기업들의 고용증가율이 외형 성장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산방식의 자동화와 글로벌화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인된다.
8일 주요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매출은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보인 반면 직원 수는 한자릿수 증가에 머물거나 감소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09년 글로벌 기준 매출이 138조9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04년(57조6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직원 수는 2004년 6만1899명에서 2009년엔 8만5085명으로 37.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자동차도 2004년(27조4000억원) 대비 2009년 매출(31조8000억원)이 16.0% 늘어났지만 직원 규모는 5.2% 증가했고, 기아자동차도 같은 기간 매출이 21.1% 늘어난 반면 직원 수는 1.1%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2009년 매출은 9조3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04년 7조2000억원보다 30% 가까이 증가했으나 직원 수는 이 기간에 10% 정도밖에 늘지 않았다.
LG전자는 5년 동안 매출이 21.2% 증가하는 동안 직원 수를 14.4% 늘렸고,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제철은 50%대의 매출 성장 속에서 직원 수는 40%가량 불어났다.
외형이 크게 성장했지만, 직원 수가 줄어든 기업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매출이 21조1000억원으로 2006년(12조5000억원)보다 68% 늘었지만, 직원 수는 2만5398명에서 400여명(1.6%) 줄었고, 포스코도 2004년에서 2009년 사이의 매출 증가율이 36.1%였지만, 직원 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주요 기업들은 큰 폭의 성장을 이룬 외형에 비해 고용 증가 폭이 작은 것은 생산과정의 자동화와 해외법인 증가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생산 및 사업 영역이 세계화하면서 외형은 크게 성장했지만 해외에서 현지인 채용을 늘려 국내에선 고용이 기대했던 만큼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뿐만 아니라 해외에 수많은 현지법인을 둔 삼성전자가 그런 사례에 속한다.
업계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이 글벌화되고 생산방식이 자동화하면서 성장률과 직원 규모 증가율만으로 고용이 적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직원 증가율에 비해 외형 성장이 큰 것은 오히려 그만큼 기업들이 체질 개선을 이뤄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