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발표한 낙지머리 유해성 파동 이후 피해가 급증하자 낙지 주산지 어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키로 하는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는 정정 발표이후 다소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격 및 소비량이 정상을 되찾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 신안군과 무안군의회는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현지 어민대표들도 이번주에 서울시를 항의 방문키로 결의,‘낙지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낙지 머리 유해성 파문의 전말을 집중 진단해본다.
◇ 서울시 “낙지내장 먹으면 이타이이타이 병 걸려”
서울시는 지난달 13일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연체류 14건, 생선 14건을 검사한 결과 국산 및 중국산 낙지와 문어 머리에서 이타이이타이병과 전립선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 카드뮴이 기준치(㎏당 2.0㎎)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카드뮴이 잔류허용기준치의 최고 15배까지 검출돼 안전을 위해서는 낙지나 문어의 머릿속 먹물과 내장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낙지머리, 생선내장 등이 경우 기존엔 먹지 않는 부위로 취급돼 안전검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이번에는 연포탕이나 내장탕 등 일부 시민들이 특정부위를 즐겨먹는 점을 감안해 실시하게 된 것.
이같은 발표이후 생계 위협을 받은 전남과 충남 서해안일대 낙지생산 어민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중이며 서울시내 낙지를 판매하는 상인들도 매출이 뚝 떨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 식약청 “낙지 내장 평생 먹어도 괜찮아”
낙지 유해성 발표이후 식약청은 지난 30일 내장을 제외한 낙지·문어 등 연체류의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종합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두 기준치(2.0ppm) 이하로 나타났다며 서울시 발표 내용을 반박,긴급 진화에 나섰다.
식약청은 또 현재 안전관리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은 꽃게·홍게·대게와 내장을 포함한 낙지의 납·카드뮴 검출량도 위해 우려 수준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체중 55kg 성인 기준으로 1주일 평균 내장을 포함한 낙지 2마리, 꽃게 3마리, 대게 반마리까지 평생 먹어도 위해하지 않다는 식생활 지침까지 소개했다.
식약청의 최종결과가 발표된이후 낙지 판매가 차츰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서울시 종로구 무교동에서 7년째 낙지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3세)는 “서울시가 낙지 내장을 먹지말라는 얘기를 한 직후에는 매출이 반이상 줄었지만 식약청 발표이후 예년의 70%로까지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약청이 서울시 발표 이후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데다 두 기관의 서로 다른 안전관리기준으로 혼선을 부추겨 영세한 어민과 상인들의 경제적 손실이 확대됐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어민 “생계 위협한 서울시에 강력 대책 요구할 것”
전국 낙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전남 무안·신안군 어민들의 피해 정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곳에서는 2000여 가구가 연간 약 1200t(60만접)의 낙지를 잡아 400여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전국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전국 낙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안군은 서울시 발표 이후 소비가 크게 줄어 낙지 20마리 가격이 6만5000원에서 절반가격인 3만원대까지 급락했다. 급기야 무안지역 어촌계 어민들은 조업 단축, 가격하락, 소비량 감소 등 피해 규모를 집계해 조만간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를 제기할 방침이다.
무안군 어촌계장 협의회는 오는 8일 서울시 보건국 식품안전추진단을 항의 방문해 공개질의서를 전달, 충남 서해안 어민들과 연대해 서울시의 해명과 담당 공무원 문책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오세훈 시장을 만나 공개 사과와 피해 구제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 16일부터 이틀간 신안군 압해면 송공항 분재공원 주차장 일대에서 열리는 ‘제3회 신안 뻘 낙지 축제’에서 의회 차원의 소비촉진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신안과 무안, 목포지역에서는 낙지생산 및 판매업자, 낙지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대책위를 구성해 다양한 투쟁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낙지 파문이 쉽사리 가라 않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