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엔고 사태가 속수무책 계속되면서 ’주식회사 일본’도 비상이다.
엔화 값이 달러당 82엔대로 치솟으면서 상정환율인 89.44엔을 7엔 가량 웃돌아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8월 11일부터 24일 사이 일본 경제산업성이 2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0%가 “달러당 85엔대 환율이 계속되면 해외로 이전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응답기업의 60%는 해외 생산 비율을 늘리겠다고 대답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9월 16~30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는 전국 1만1349개 기업 중 39.4%가 엔고 여파로 올해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당초보다 하향 수정했다고 답했다.
실적을 상향했다는 기업은 14.0%에 불과했다. 매출과 함께 경상이익을 하향한 기업도 33.5%에 달해 3기업당 1기업 꼴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바치 료지 소니 부회장은 살인적인 수준의 엔고에 대해 “기업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경기도 불투명해 실적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29일 일본은행이 발표한 제조업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는 3분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전회 조사 때보다는 개선됐다.
그러나 4분기에는 대기업이 마이너스 1, 중소기업은 마이너스 22로 각각 후퇴할 전망이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한층 확대될 것을 예고했다.
일본 상공회의소의 오카무라 다다시 회장은 “대기업은 해외로 생산을 옮기는 등의 대책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럴 여력이 안돼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혼다와 도요타 등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미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의 8월 조사에서는 85엔대 엔고가 계속되면 중소기업의 70%, 하청기업은 80% 이상이 흑자폭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