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25%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발생 이후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2.00%까지 낮춘 뒤 16개월 동안 동결하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러나 이후 8월부터 석달 연속 기준금리를 2.25%로 묶어 두기로 한 것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외환시장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환율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만 해도 이달엔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달에‘예상밖의 동결’결정이 나온데다 소비자 물가가 9월에 물가안정 목표의 중심치인 3%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환율전쟁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일본 등은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금리를 올릴 경우 자칫 환율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기준금리 인상시 내외 금리차가 확대되고 원화강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한은과 금융감독원이 선물환 관련 공동검사를 발표한 데 이어 금융위원회가 외국인의 채권 투자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 주던 조치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아울러 내달 열리는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이번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 완화’를 추진하고 자국 통화가치의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상황에서,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만 금리인상정책으로 나가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연내 금리인상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전망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달 혹은 이 후에 더욱 금리를 인상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