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통화당국이 장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정기예금인 1년 만기 '자유자재정기예금'의 금리를 연2.93%로 낮췄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만기 1~2년 미만 정기예금의 가중평균 금리 기준으로 지나해 5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인 연2.94%보다 낮은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시중금리 하락 등을 반영해 1년 만기 '자유자재정기예금' 금리를 8월 말 연 3.43%에서 9월 말 3.08%, 최근 2.93% 등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또한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0.1~0.15%포인트, 적금금리를 0.1~0.2%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이 은행의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는 연 3.45%로 올해 5월 초 연 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한은행도 1년 만기 '월복리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 3.6%로 종전보다 0.1%포인트 인하했다.
국민과 하나, 기업, 농협 등의 다른 은행들도 18일 자체 금리 조정 회의를 열어 정기예금 금리를 추가로 내리기로 했다.
국민은행의 1년 만기 '슈퍼정기예금'의 금리는 올해 1월 연 4.55%에서 현재 3.5%로 떨어졌으며 하나은행의 '369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도 연 3.4~3.5% 수준이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내리는 것은 한은 금통위가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3개월째 2.25%로 동결 결정을 내리자 시장금리가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일본의 '제로 금리'에 맞먹는 초저금리 현상이 장기화하면 해외 단기자금 유입에 따른 자산버블(거품) 심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가계부채 급증 등의 후유증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며 "점차 경기와 물가, 환율 등의 흐름을 보면서 금리인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