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습적 금리인상으로 아시아 주변국들이 자본통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지만 수출 의존도 높은 나라에서는 자본통제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발표하자 세계 경기회복을 견인해온 중국 경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확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됐다.
그러나 시장은 금리인상이 중국의 3분기의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나온 점에 주목했다.
금리를 올려도 중국 경기가 대폭 둔화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중국 정부가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중국의 자신감이 대중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21일 금융시장은 급속도로 안정세를 되찾았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이 9.5%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2분기에 기록한 10.3%보다는 둔화한 수준이지만 다른 나라의 경제 성장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HSBC은행의 프레데릭 뉴먼 아시아 경제 조사 부문 공동 책임자는 중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아시아 국가들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투기자금 유입에 고민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보다는 자본통제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아시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후속조치가 요구되지만 그것이 금리정책은 아닐 것”이라며 후속 조치에 나설 유력한 국가로는 한국 등 수출 의존도 높은 나라들을 꼽았다.
태국은 이달 초 외국인들이 태국 국채 투자로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 15%의 소득세를 재도입했다. 한국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당국자는 20일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정책결정은 당연히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반드시 중국을 따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며 그렇게 결정한 배경을 판단하기 위해 사태를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의 우사라 윌라이피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만간 모든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이 자산 가격 압력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만일 내가 정책당국자라면 현재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고 있는 대규모 자본 유입에 대해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