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빚 권하는 증권사' 안된다

입력 2010-10-22 12:00 수정 2010-10-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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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코스피지수가 2800까지 갈 수도 있데요. 경기지표, 기업 실적 등이 개선되고 있는걸 보면 믿음이 갑니다. 증권사 신용융자를 받기로 결심 했습니다."<투자자A씨>

신용융자 잔액 추이가 심상치 않다. 최근 신용융자 잔액은 37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하며 5400억원을 넘어섰다. 머지않아 5조원도 돌파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레버리지(차입) 투자에 대해 끊임없이 우려와 경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미들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다짐하며 빚을 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물론 증시랠리가 이어질 경우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용융자를 부정적 수단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 경험상 작금의 사태는 경계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2007년 6월 신용융자는 잔액은 7조105억원에 달했다. 사상 최대치다.

그러나 정확히 3개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2064포인트를 찍고 급락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었다.

물론 개인들의 한 탕 주의가 문제의 근본이겠지만 증권사들의 영업행태 역시 한 몫하고 있다.

최근 A증권사는 은행 개설 계좌의 15일 이내 신용융자 이자율을 연 13%에서 연 7%로 인하했다. 신규 고객 에게는 관련 매매 수수료를 면제해준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증권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신용융자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수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는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금융업은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한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해 리스크 관리에 소홀한다면 고객들과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일순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유수IB들의 정세가 재편과정에 들어섰다. 무분별한 사업확장보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경영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은 수익뿐 만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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