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는 쉽게 말해‘은행에서 보험을 판다’는 뜻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보험사를 찾기보다는 은행에서 상품에 관한 설명을 듣고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은행 판매담당자가 상품에 대한 교육을 받고 창구에서 판매하지만 업종간 특성으로 인해 고객들에게 설명의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이와 관련한 민원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보험금을 받지 못해 억울한 소비자는 보험을 판 은행으로 달려가보지만 은행에서는 보험회사 민원실 전화번호를 알려줄 뿐 아무런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는 것이다. 방카슈랑스에 관한한 은행은 보험사의 판매대리점일 뿐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우리나라 민법상 대리점의 잘못에 대해서는 대리점을 고용한‘사용자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며“은행의 잘못은 결국 보험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물론 은행의 판매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 은행이 부실 판매의 책임을 지고 돈을 물어줘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보험사 브랜드보다는 처음 상품을 권한 은행의 간판을 보고 가입한 경우가 대다수며 은행의‘모르쇠’에 화가 날 뿐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방카슈랑스 민원을 모두 넘기는 은행들의 태도가 불만이다.
당초‘사용자 책임’도입한 것은 금융상품의 제조자보다는 판매자가 규모도 영세하고 민원을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에 근거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은행이나 대형 보험대리점의 규모나 파워가 보험사에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민원으로 돈이 환급되는 비율보다는 그 민원을 응대하는데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있다”면서 “은행 등도 부실판매 책임을 지우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카슈랑스 판매가 홈쇼핑 등 보험사의 다른 채널보다 불완전판매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 2009회계년(2009년 4월~2010년 3월) 동안 방카슈랑스 채널의 불완전판매율은 0.42%를 기록했다. 지난 2008회계년의 11.2%보다 무려 10.78%포인트 줄인 것이다.
이는 초기와 달리 은행의 보험상품 판매태도가 개선된데다 보험사들의 판매 및 사후관리 강화, 전용상품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에 따라 전체 시장점유율이 등락하는 등 영향력이 커지면서 은행 판매 담당자에 대한 상품교육을 강화하고 채널 특성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 등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카슈랑스 상품판매가 지나치게 저축성 보험 중심으로 흐르고 있어 전체 상품포트폴리오의 안정적 구성을 위해 이같은 점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