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체의 실존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일 김은성 KAIST 물리학과 교수(39세, 교신저자)와 최형순 박사(30세, 제1저자)의 주도 하에 일본 이화학연구소(理化學硏究所, RIKEN) 연구팀이 초고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직무대행 김병국)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매우 빠른 속도로 고체 헬륨을 회전시켜 초고체 상태가 파괴되는 현상을 직접 관측해 초고체의 존재를 밝혀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 승인을 받고 온라인 판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Science Express) 19일자에 게재됐다.
김은성 교수는 2004년 고체 헬륨을 극저온(영하 273도)으로 냉각시키면 고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가 별다른 저항 없이 자유롭게 흐르는 독특한 물질 상태(초고체)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비틀림 진동자(torsion pendulum)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김 교수가 비틀림 진동자를 통해 관측한 현상을 초고체 현상이 아닌, 온도에 따른 고체 헬륨의 고전적·일반적 물성 변화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됨에 따라 초고체가 과연 존재하는지 여부가 학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이번 연구는 이같은 주장을 불식시키면서 다시 초고체의 실재를 규명한 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사이언스와 같은 세계 최고 학술지에 저명한 외국학자와의 공동연구가 아닌, 국내연구팀이 주도적(단독 제1저자, 단독 교신저자)으로 논문을 발표한 사례는 드물다.
김은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 연구팀의 초고체 연구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일본 연구팀의 첨단 회전식 희석냉각장치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결과”라면서 “단순히 초고체 존재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고체 헬륨이 실제 초고체임을 규명해 새로운 물질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순수과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