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우리금융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유효 경쟁이라는 전제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지분 전량을 인수하려는 우리금융 컨소시엄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연합해 예비입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우리금융 컨소시엄과‘가격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금융권 전문가는“우리금융에 맞서 국내외 사모펀드 등이 이합집산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인수전을 지켜보면서 의구심이 생긴다. 단지 많은 자금을 제시하는 곳이 진정 우리금융을 발전시키고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인수·합병(M&A)의 많은 변수 중에서도‘자금’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M&A는 여느 산업의 M&A 논리와 달라야 한다. 금융회사의 M&A는 좋든 싫든 금융소비자와 기업들에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지는 여부를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머니게임’ 형태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만을 더할 뿐이다.
물론 정부의‘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란 명분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투명하지 못한 이사회와 취약한 지배구조가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경험한 지금은 단지 우리금융 M&A를 머니게임으로 흐르도록 놔둘 수 만은 없다.
특히 우리금융은‘독자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과점주주 방식의‘한국형 지배구조’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이 도전의 성패는 현 시점에서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이 도전이 대안으로서 진정성을 얻기 위해선 M&A를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