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2일(현지시간)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0%로 동결했다. 역내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단기자금을 계속 저리에 제공하는 등 국채 매입 조치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 불안을 가라앉힐 목적이 우선이어서 금융정책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출구전략은 제자리 걸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CB는 당초, 이번 정례회의에서 자금 공급량을 어떻게 감축할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정위기에 빠진 유로존 일부 국가에서 여전히 신용 불안이 피어 오르고 있어 논의를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공동으로 아일랜드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재정위기에 처한 아일랜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려는 모습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ECB는 2008~2009년에 걸친 세계적 금융 위기 때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또다시 역내 금융기관의 자금 출처 역할을 자원한 것이다.
ECB는 국채 매입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 일부 유로존의 국채를 매입해 금리 안정을 도모할 셈이다.
문제는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역이 아닌 일부 국가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 불안으로 흔들리고 있는 국가는 포르투갈 그리스 아일랜드 등 유로존 일부로, 최대 경제력을 가진 독일과 북유럽, 동구권의 경기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따라서 유동성 과잉에 따른 인플레를 경계하는 ECB에 입장에선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ECB는 추가 금융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