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부동산시장이 둔화세를 나타내는 반면 아시아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버블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주택가격이 지난 3분기(7~9월)에 3.1% 상승해 전분기의 4.3%에 비해 둔화됐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다국적 부동산 중개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나이트 프랭크의 조사는 전세계 48개국의 부동산 시장 추세를 종합한 것으로 지난해 1분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한 이후 첫 둔화세를 보인 셈이 됐다.
전세계 주택 평균가격은 지난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17% 하락했다가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약 10% 올랐다.
재정위기로 허덕이고 있는 유럽이 3분기에 0.8% 가격상승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부동산 가격 상승폭을 끌어내렸다.
재정적자 부담이 비교적 덜한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핀란드 등이 유럽 부동산시장을 지탱했지만 그리스와 아일랜드, 스페인 등은 주택가격이 급락했다고 나이트 프랭크는 전했다.
미국의 3분기 가격상승률도 0.6%에 불과해 전분기의 4.2%에서 크게 후퇴했다.
나이트 프랭크의 리암 베일리 주택연구소 소장은 “지난 3분기 미국시장의 약한 성장세는 부분적으로 미 정부의 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종료된 데 따른 것”이라며 “압류주택의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가 미 주택시장 전망을 계속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글로벌시장 전체 성장률은 상승세를 유지하겠지만 지난 3분기에 가격이 하락한 국가가 56%나 돼 부동산시장이 성장 추진력을 잃기 시작했다는 것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9.9% 상승률로 강한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자산버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암 베일리 소장은 “정부의 부동산 진정대책이 아시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만 아시아 시장의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중국 지방정부의 토지공급 프로그램 확대 등이 중국 주요 도시 주택가격의 급격한 조정을 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11월 중국 톈진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지방정부도 부동산 투기수요를 억제하는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가격상승을 제한하는 것은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핵심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차이나반케는 정부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중 처음으로 연 매출이 1000억위안(약 17조910억원)에 달해 올해 이미 2014년 매출 목표를 달성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반케의 실적은 중국 부동산시장이 해외자본 유입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홍콩 부동산가격은 지난해 초에 비해 무려 50%나 상승하면서 13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내 홍콩 정부가 인지세를 인상하고 계약금 비율을 높이는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펼치고 있지만 상승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