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금리인상 관측을 둘러싸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와 산업생산,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을 당초 13일에서 11일로 앞당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시장에서는 이번 주말 중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9월에도 경제지표 발표 일정을 변경하고 그로부터 한달 뒤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소재 삭소은행의 매즈 코포드 투자전략가는 “중국이 물가지표 발표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은 이번 주말에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더욱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선인왕궈증권의 리휘융 애널리스트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1월 물가지표 발표에 맞춰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에 2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직접 물가에 개입할 것을 밝히는 한편 시중에 자금이 과도하게 흐르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 은행권의 지급준비율을 두 차례 인상했다.
중국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4%로 정부 목표인 3%를 웃돌고 2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CPI는 전월보다 훨씬 상승해 5%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리휘융 애널리스트는 “11월 CPI 상승률이 5.1%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4.7%다.
스티븐 그린 스탠다드차타드(SC) 중국 리서치 부문 대표는 “중국 소비자와 기업인들의 체감물가는 공식통계보다 훨씬 높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현재 가장 현명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중국의 긴축정책 가속화 전망에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8일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9.8% 빠졌다.
미 증시의 S&P500지수는 지난달 5일 2년래 최고치에 도달한 이후 미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3.9%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 역시 중국의 긴축 전망에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품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과 은 가격은 세계 2위 귀금속 수요국인 중국의 긴축 우려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 대비 1.8% 하락한 온스당 1383.20달러로 마감했고, 3월 인도분 은 가격은 5.1% 급락한 온스당 28.25달러를 나타냈다.
중국은 올 들어 10개월간 금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한 209t을 기록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긴축과 관련해“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면 호주와 싱가포르, 한국 등 주요 국가의 신용등급이 타격을 입고 신흥국의 모든 수출 산업 기반이 위태로워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