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은 국제개발협력학회와 공동으로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발도상국 산업화와 한국의 기여’를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지식경제부와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후원 아래 KIET가 주최한 것으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방침에 맞춰 ‘산업화 지원’을 처음으로 화두 삼아 마련한 세미나다.
특히 세미나는 △국제개발과 빈곤 퇴치를 위한 산업화의 중요성과 전략 △개도국의 산업화 제약 요인 △산업화의 롤 모델, 새로운 원조 공여국으로서 한극의 역할을 주제로 한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우선 김도훈 산업연구원 박사는 “개도국 개발 지원을 선진국의 시혜로 간주해온 기존 인식을 바꿔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 문제가 세계 경제 지속 성장의 열쇠라는 인식 위에서 추진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한국은 독특한 경제개발 경험을 가져 개도국들에 롤 모델로서 의미가 있다”며 “이런 경험을 전수하는 사업과 자금 원조를 결합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자금 지원에서 경제개발의 노하우 및 기술 지원으로 개도국에 대한 지원 방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무엇을 할 것인지보다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직접 전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뉴엘 알발라데조 UNIDO 박사는 “UNIDO는 개도국들의 산업정책 입안 및 실행에 관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개도국들에 대해 정부의 주인의식, 민간부문 참여, 산업정책 실행과정의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 서울대 교수는 “많은 개도국은 저임금에 기초한 수출산업화를 통해 고도성장을 하다가도 중진국으로 정체했지만, 한국은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산업 및 제품으로 고도화를 이룸으로써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한국모델의 ‘강점’을 평가했다.
노부야 하라구치 UNIDO 박사는 “소규모 국가 제조업은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아 중진국에 이르러 저임금의 이점을 잃으면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대규모 국가는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게 가능하다”며 소규모 국가들의 전략 재점검 필요성을 짚었다.
KIET는 “우리나라는 한 세대 만에 최빈국에서 강력한 산업국가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라며 “한국의 이런 경험을 살려 이미 알제리, 리비아, 볼리비아 등의 산업정책 자문사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이 분야 자문 요청 증가에 부응하는 체제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