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을 잡던 키코 손실과 밥캣 리크스를 떨쳐냈다. 코스피 상장을 기점으로 글로벌 엔진기업으로 성장하겠다"
내년 1월4일 상장을 앞둔 이성희 두산엔진 대표이사는 16일 여의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내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산엔진은 올해 영업이익 2290억원, 순이익 560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순손실 2497억원을 기록했던것과 대조적이다. 두산엔진은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2008년과 2009년 각각 5128억원, 2497억원씩 손실을 기록해 자본잠식상태였다.
이 사장은 "키코로 인한 손실은 더이상 없다"며 "환손실을 예방하고 환율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두산그룹이 인수했던 독일 밥캣사의 지분법 손실부담도 정리해 상장 이후 꾸준한 실적을 보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두산엔진은 현재 세계 2위의 디젤엔진 메이커로 선박용 대형 저속 엔진과 발전용 디젤엔진, 선박엔진 부품 등을 제작한다. 창원에 위치한 32만8000 제곱미터 규모의 본사 공장은 1200만마력 대형 저속 디젤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케파(CAPA)를 가졌다. 세계 저속디젤엔진 시장의 24%를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중국의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를 따냈다.
두산엔진은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조선 중심의 사업에서 탈피해 비(非)선박엔진 부문의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매출 가운데 선박용 엔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지만 앞으로 10년이내 비선박 엔진 사업의 비중을 40%까지 높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재 두산엔진의 최대주주는 두산중공업으로 42.7%의 지분을 보유하고있으며 삼성중공업 14.1%, 대우조선해양이 8.0% 가졌다. 코스피 상장 이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매각가능성에대해 이 대표는 일축했다. "삼성과 대우는 선박용 엔진을 원활이 공급받길 원하는 파트너십의 차원에서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분 매각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선박 엔진은 신뢰도를 중요하게 여겨 파트너사와 선주주사간의 관계도 오랜기간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두산엔진의 공모예정가는 1만7200원~20900원선이며 공모 1050만주를 포함해 총 6950만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로 마련된 자금은 우선 부채상환 재원으로 활용하고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수년간 부채비율이 수천%까지 악화되면서 중국 등 해외 영업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재무구조 안정을 위해 2-3년 내에 부채비율을 300%대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