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소로스는 “영국 정부가 재정감축안을 재고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감축안의 효과가 감지되면 수정을 가미해야 한다”며 “정부의 재정감축안은 영국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서비스와 소매업 부진으로 -0.5%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0.7% 성장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0.5%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마이너스 성장률은 예상외 결과다.
소로스는 “이같은 위축세는 이미 경기회복이 미약해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이후 최대 규모의 재정감축을 단행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전부터 경기회복은 미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줄이려는 이번 계획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한 분기의 GDP성장률만으로 정책을 뒤집어 엎는 것은 가장 최악의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성명 발표를 통해 “4분기 성장률이 실망스러운 것은 지난달 사상 최악의 한파가 경제에 예상보다 큰 타격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제조업 등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은 부문에서는 강력한 성장세가 지속되었다”고 평가했다.
13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44세의 캐머런 총리는 10월 복지 축소, 공무원 감축, 세금 인상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재정적자 감축안을 시행했다.
5년내로 GDP의 11%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없애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공무원 임금을 2년간 동결하고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가구에 지급했던 육아수당을 120만 고소득 가구의 경우 중단했고 국방부 인력도 감축했다.
전문가들은 소로스가 영국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92년 10억달러에 달하는 파운드를 팔아 치우면서 영국은행을 뒤흔들었던 소로스가 영국의 재정감축안을 비난했기 때문.
당시 소로스는 2주만에 10억달러의 파운드를 매각했고 파운드는 20% 이상 평가절하됐다.
영국 정부가 뒤늦게 외환보유고를 투입하는 등 시장에 개입했지만 파운드화의 평가절하는 막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