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쇼크를 막을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시장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럽 에너지업체들과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증산 등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우디의 한 고위 관리는 “유럽 정유업계에 필요한 수량과 품질 수준에 대해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유럽의 증산 요구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 ICE 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선까지 육박한 뒤 상승폭을 줄여 11센트 오른 배럴당 111.36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리비아 사태가 심화하면서 17달러 올랐다.
두바이유 가격은 이날 6.44달러 오른 배럴당 110.77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것은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증산 방침이 오일쇼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리비아는 산유량이 하루 160만배럴로 원유의 대부분을 유럽에 수출한다.
사우디는 현재 유가 안정을 위해 유럽에 원유를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에서 아시아 구매자들을 위해 생산한 석유를 유럽으로 돌리고 사우디가 대신 아시아쪽으로 석유를 수출하는 스왑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지난 23일“사우디는 하루 40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석유 수급에 문제가 생길 일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