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운용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의 공적연금이 일본 국채를 포함해 채권을 매각한다.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의 미타니 다카히로 이사장은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고령화로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면서 나라의 연금 특별회계의 자금 부족을 벌충하기 위해 국채 등의 자산을 순매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금 특별회계로부터 연금적립금을 기탁받아 관리ㆍ운용하는 GPIF는 2001년 출범 이래 일본 국채의 가장 큰 손이었지만 자금 부족에 직면, 작년 2월 1800억엔어치의 채권 매각을 시작으로 운용 자산도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GPIF의 자산 규모는 118조엔. 이 가운데 일본 국내 자산비율은 채권이 82조3966억엔으로 70.04%, 주식이 12조6145억엔으로 10.72%였다. 해외 자산 비율은 채권이 9조5981억엔으로 8.16%, 주식이 11조4634억엔으로 9.74%를 차지하고 있다.
미타니 이사장에 따르면 2010년도에는 일본 국내 채권을 포함해 4조엔을 현금화했다. 2011년도는 재정투융자의 재원인 ‘재투채(財投債)’의 만기 상환금과 이익금 명목으로 4조5000억엔이 유입될 예정이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시장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금액은 2010년도의 4조엔을 밑돌게 된다. 그러나 정국 혼란으로 연금 구조 자체가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해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고 미타니 이사장은 토로했다.
그는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기초연금의 국고부담비율이 2분의1에서 3분의1로 줄거나 적자국채 발행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내년부터 1947~1949년에 태어난 이른바 ‘단카이세대’ 800만명 가량이 연금 수급자가 되기 때문에 연금 재정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쓰치야 다카히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연금 지급액 증가로 GPIF는 운용 중인 자산을 팔지 않으면 자금이 부족하다”며 ‘포트폴리오 상 비중이 과다한 일본 채권 매각이 우선적으로 매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