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제역으로 인해 공급이 불안할 수 있는 학교 우유급식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은 나누어준 우유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급자 마인드로만 접근하면서 탁상 행정으로 주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3일 일선 초등학교의 한 교장은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학생들이 받은 우유를 먹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새학기부터 무상급식이 실시되면서 받은 우유를 먹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이 간식을 지급하는 날에는 남는 우유의 개수는 더 늘어난다. 학생들이 먹지 않은 우유는 수거해 인근 노인복지시설에 보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학교에서는 한 반에서 절반에 이르는 학생이 급식 받은 우유를 먹지 않고 있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교 3학년생은 “선생님이 우유에 번호를 적으며 먹는지 살피지만 아이들이 급식 받은 우유를 먹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경우가 절반에 이른다”고 말했다.
우유 업체는 자신들이 급식으로 공급한 우유가 어떻게 소비되는지에는 관심도 없다. 한 우유 업체 관계자는 “학생들이 받지 않고 그대로 놔둔 우유에 대해 어떻게 처리되는지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브랜드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더 낮아지면서 외면받는 경우도 있다.
학교에서 급식 받을 우유는 선호도 조사를 통해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계약이 6개월에서 12개월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어 특정 브랜드에 대해 학생들이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 급식 업체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지난달 24일 구제역으로 인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유 공급에 대한 우려로 학교급식 우유를 우선적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것을 업체들과 협약을 맺으면서까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급식 우유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유정복 장관이 주재하는 학교 우유급식 수급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과 학교급식우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협약을 맺었다.
농식품부는 유제품 부족분은 할당관세를 적용해 조기 도입하고 생산 쿼터 할당량을 한시적으로 증량한다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대책은 공급자 입장에서 무조건 우유 급식을 제공하는데만 급급하고 실질적으로 현장에서의 급식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사들이 학생들이 받은 우유를 실제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필요성을 적극 알리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