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가 동부의 반정부 세력 근거지에 폭탄을 투하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리비아 정부군 전투기는 7일(현지시간) 반정부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석유수출항 도시 라스 라누프 외곽에 로켓을 발포했지만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로켓이 투하된 곳은 라스 라누프 외곽의 반군 측 검문소 근처며 이번 공습도 종전의 폭격과 마찬가지로 표적음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은 최근 영국 스카이 뉴스 TV와의 인터뷰에서 "반군에 대한 공습 목적이 겁주기일뿐 피해를 줄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부군은 전일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를 향해 서진하던 반군에 무장 헬리콥터로 맹공을 퍼부어 이들이 차지하고 있던 빈 자와드 지역을 탈환한 뒤 해안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전진하며 반정부 세력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도시 빈 자와드 일대에서 벌어진 양측 교전에서는 1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빈 자와드를 정부군에 빼앗긴 뒤 동쪽으로 30㎞ 떨어진 라스 라누프로 퇴각한 반군 측은 카다피 친위부대와 충분히 겨룰 수 있지만 카다피가 공군력을 사용한다면 역부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군 측 전사인 알리 술레이만은 AP통신에 "외국군의 개입을 원치 않지만 비행금지구역 설정만큼은 간절히 원한다"면서 "카다피의 탱크부대와는 대적할 수 있지만 공군력에는 압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트리폴리에서 200㎞ 떨어진 제3의 도시 미수라타에서는 카다피 군이 전날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시내로 진입, 반정부 세력과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
카다피 측과 반군은 이 도시를 서로 장악하고 있다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리비아에서 희생자수가 늘어나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압둘 일라 카티브 전 요르단 외무장관을 특사로 임명하고 리비아 사태를 전담토록 했다.
카티브 특사는 수일내 리비아를 방문, 카다피 측과 반정부 시위대 측을 각각 만날 계획이다.
유엔은 리비아의 무사 쿠사 외무장관이 인도적 분야에 대한 실사팀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조만간 실사팀의 현지 방문도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카다피는 전일 프랑스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의 조사 위원회에 리비아 사태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1980년대 총리를 지낸 자달라 아주스 알-탈리는 이날 국영TV에 나와 "더이상의 유혈 사태나 외국인들이 들어와 리비아를 다시 차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가적 대화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알-탈리 전 총리의 이번 호소가 리비아 정부가 확고하게 감독하고 있는 국영TV를 통해 방영됐다는 점에서 카다피 측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