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고 or 스톱?...연준도 헷갈리네

입력 2011-03-08 10:35 수정 2011-03-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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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 “조기중단해야” vs 록하트 “3차 양적완화 가능성 열어둬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6000억달러(약 671조7000억원) 규모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를 앞두고 정책당국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리차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대표적 ‘매파’인 리차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7일(현지시간) “양적완화가 역효과를 초래한다고 판단될 경우 당초 예정된 오는 6월 전 채권 매입 프로그램 종료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올해 연준의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권을 가진 피셔 총재는 이날 국제은행가협회(IIB) 연설을 통해 “연준의 양적완화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유동성 탱크는 꽉 찼거나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할일을 다했다”면서 “이제는 기업들이 유동성으로 미국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양적완화가 고용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키우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피셔 총재는 “2차 양적완화가 비생산적인 것으로 드러나면 정책 축소나 정책 중단에 표를 던지게 될 것”이라면서 양적완화 확대에 반대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FOMC 투표권을 가진 인물 중에서 공개적으로 양적완화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피셔 총재가 처음이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반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유가가 지속되면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가진 연설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면서도 “중동 정정 불안이라는 리스크로 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추가 양적완화 정책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중동 사태가 미 경제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상황에 따라 유연한 판단을 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록하트 총재는 “유가 120달러는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는 수준이지만 150달러선으로 급등하면 문제는 심각하다”면서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미 경제가 경기 침체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 상승 지속으로 경기 불안이 이어진다면 3차 양적 완화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처한 경제 상황이 제로금리의 유지와 추가 양적완화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언급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앞서 버냉키 의장은 지난주 의회증언에서 연준이 제로금리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오는 15일 열리는 FOMC에서 2차 양적완화의 중간점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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