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메이저인 카길은 세계 식품가격이 급등하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식품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011 회계연도 2분기 순익이 전년의 3배로 늘어난 것. 개발도상국과 비정부조직(NGO)의 날서린 비난을 모면하기 힘들 전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 2월 세계 ‘식품가격지수(Food Price Index)’가 1월에 이어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FAO는 지난달 명목 및 실질 식품가격지수가 236포인트를 기록, 1990년 관측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식품가격지수(231포인트)보다 2.2%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식품가격 때문에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등에서 대규모 기아 폭동이 발생했던 2008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식품대란이 예고되는 가운데 카길은 지난해 12월로 끝나는 2분기 순익이 전년의 4890억달러에서 14억9000만달러로 30%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1 회계연도 상반기의 수익은 일년 전에 비해 두 배이상 급증한 2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카길은 “밀,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 가공사업이 순익창출을 주도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역의 가뭄을 포함해 지난해 이상 기후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개도국과 비정부조직(NGO)은 카길이 전 세계 빈곤층을 볼모로 잡은 ‘곡물 마피아’라고 비난했다.
캐나다 출신의 농업기업 분석가인 브루스터 닌은 ‘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라는 저서를 통해 카길을 인류의 밥줄을 움켜진 기업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카길이 보이지 않는 거인으로 세계 식량체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길은 미국의 대외무역 정책에 막후 조종자라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국제무역외교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재임 당시 워렌 카길 최고경영자(CEO)를 대통령 직속 수출자문위원회(PEC) 위원으로 임명했다.
워렌 스탤리는 “위원회 구성원으로서 미국 식품산업의 이익을 대변하며, 미국 상품을 위해 해외 시장을 개방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도의 환경사상가인 반다나 시바는 “세계무역기구(WTO) 농업 협상은 ‘카길 협상’으로 고쳐 불러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