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일본의 원전 폭발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5.1원 오른 1134.8원에 마감했다. 개장가는 5.2원 내린 1124.5원이었다.
개장 초만 해도 엔화 강세로 인한 달러 약세 현상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자극했다. 전일 뉴욕차액선물환결제 시장(NDF)에서도 원달러 1월물은 하락 마감했다.
시장 참여자들도 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지 않았다.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 매수)는 균형을 보였다. 1120원대 후반에 몰려 있는 네고 물량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경 후쿠시마 원전 2호기와 4호기가 수소 폭발했다는 소식에 급등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가 국민대피령을 내리는 등 방사능 피해까지 염려되는 상황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딜러는 “역외의 달러 매수에 이어 역내(국내 은행권) 추격 매수에 규모가 크지 않은 숏커버링(매도했던 달러 재매수)까지 몰리면서 환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도 폭락하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 거래소에서 2331억원, 코스닥에서 172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일본 니케이 지수도 13%이상 폭락하며 8300선을 내준 점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장 막판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개입 물량으로 보이는 달러 매도가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3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네고 물량도 일부 급등을 방어했다.
일본의 지진 사태는 피해규모가 갈수록 늘어나지만 시장참여자들은 선뜻 원달러 환율 상승 지속에 무게를 싣고 있지는 않고 있다. 상황이 진정되면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기 회복세가 견조하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재료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즈음 엔달러는 0.13엔 내린 81.67엔을 기록하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