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의 방사성 물질을 내뿜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장치 복구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방사선 수치가 높아진 탓에 배수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 수조의 냉각기능 복구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여기다 작업자의 방사능 노출이 심각해 복구하는데 걸림돌이 늘어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전력이 지난 26일 원전 2호기 터빈실 지하 1층에 고인 물웅덩이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원자로보다 10만배 높은 시간당 1000m㏜(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시간당 1000m㏜면 그 장소에 30분 서 있기만 해도 림프구가 줄어들고, 4시간 머문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정도로 높은 수치다.
도쿄전력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원자로 압력 용기 내의 연료봉이 녹아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을 수 있다며 지금도 원자로에서 터빈실로 물이 새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원자로 내 물을 없애지 못하면 터빈실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원자로를 100℃ 이하로 낮추기 위해 2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응급조치로 소방차의 펌프로 쏘고 있는 원자로 냉각수를 고정형 대형펌프를 통해 대량으로 방출해야 한다. 또 냉각수의 열을 식히는 열교환기를 작동시키려면 원자로 건물의 ‘잔류열제거계’의 펌프로 해수를 순환시켜야 한다.
이 경우 12일이면 원자로 온도를 100℃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또 한가지 문제는 터빈실에 고인 오염수 배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오염수를 배출하려면 터빈실 지하에 펌프를 설치한 뒤 웅덩이의 물을 퍼올려 복수기(復水器)에 담아야 한다.
이 경우 복수기 용량이 한정돼 있어 모든 물을 담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여기다 오염수의 출처를 모른다는 것이 문제해결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자로로 연결되는 배관이 망가져 물이 샜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냉각수 투입량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냉각수 양이 너무 적으면 원자로 온도가 올라가는 문제도 있어 복구 작업은 진퇴양난이다.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복구 작업에 임하는 근로자의 방사능 노출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다.
지난 24일 3호기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방사선에 노출돼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들이 입원해있는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이 가운데 2명은 복사뼈의 아래쪽이 방사능에 노출됐지만 현재까지 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아 3명 모두 28일 오후 퇴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소 방사능 노출된 2명이 받은 방사선량은 2000~6000m㏜로 치명적인 양으로 전신이 노출됐을 경우 생명을 위협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재 근로자들이 받는 방사선량의 한도는 250mSv로, 2·3호기 물웅덩이 주변에서는 15~20분이면 이 한도를 넘는 상황이다.
도쿄전력은 200mSv가 넘으면 작업범위를 제한할 방침이지만 작업요원을 어떻게 확보할 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