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유업계가 각국 정부의 철퇴를 맞을 조짐이다.
거대 정유사들이 지난 1분기 고유가와 달러약세에 힘입어 고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나면서 각국 정부가 과세와 원유수출 제한 등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 글로벌 정유기업이 중동의 정세불안으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데다 달러까지 약세를 지속하면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정유사인 엑슨모빌의 1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69% 급증한 107억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경쟁사인 로열더치셸도 1분기 순익이 30% 늘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BP와 코노코필립스의 순익까지 합치면 글로벌 정유업계가 지난 1분기 벌어들인 수익은 255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88억달러를 벌었다.
각국 정부는 세금 인상과 원유수출 제한 등 조치로 에너지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열더치셸의 사이먼 헨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유가가 유지될 경우 2012년 10억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재무성은 재정적자감축의 일환으로 지난달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 세율을 50%에서 62%로 높인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 러시아가 연료 부족을 겪고 있다며 원유수출 세금을 큰 폭으로 올릴 것을 주문했다.
러시아 정부는 원유수출세를 5월1일부터 높여 석유기업들이 러시아 현지에 원유를 더 공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푸틴 총리는 또 낮은 등급의 '유로2스탠다드' 가솔린 판매를 금지하고 '유로3' 가솔린 판매로 대체하는 조치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3는 정제설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높아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 기준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푸틴 총리는 이어 에너지기업이 과세로 인해 줄어든 매출을 만회할 수 있도록 원유시추 세금을 줄일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2월 푸틴 총리가 고유가 우려로 인플레이션을 7.5% 미만으로 통제할 것이라고 밝히자 석유업체들은 원유를 사재기해 해외 수출을 늘렸다.
결국 총리의 조치로 최소 10개 지역이 극심한 연료 부족을 겪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