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 하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은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은 선물 가격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에서 한때 49.7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4월 한달 동안에만 무려 29% 뛰며 1979년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터넷 투자정보매체인 스마트머니는 이례적인 은 값 폭등 현상에 대해 “버블이 끼었다”고 진단하고 원인을 6가지로 요약했다.
스마트머니는 은 값 폭등의 첫 번째 원인으로 비상식적인 추이를 지적했다.
최근의 은 가격은 대부호인 헌트 형제가 불법으로 사재기에 나섰던 1981년 이래 30년만의 최고치에 머물고 있다.
당시 은은 폭등했다 곧바로 폭락했다. 이는 현재 폭등하고 있는 은 가격도 조만간 폭락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스마트머니는 투자자들이 이 같은 이상현상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은 광풍의 두 번째 이유는 투자자들이 은 투자펀드 붐에 휩쓸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스마트머니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나다의 은 투자펀드인 스프롯트 피지컬 실버 트러스트의 예를 들며, 이 회사의 주가에도 버블이 끼어있다고 지적했다.
스프롯트의 주가는 연초 대비 2배로 상승해 지난 22일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실제 가치는 주당 18.11달러. 이 회사의 주식을 사는 사람은 은 열풍에 눈이 멀어 함정에 빠졌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은이 온스당 44달러로 상승했다는 것은 스프롯트의 주식을 사는 사람이 은 1온스당 54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스마트머니는 전했다.
세 번째는 은의 가치가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에 비해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1984년 은 가격은 금의 1.56%에 불과했다. 1온스의 금 값이 64온스의 은과 같은 가치를 지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 은의 가치는 금의 3%까지 올랐다. 스마트머니는 은 가격이 금에 비해 과대 평가됐다고 강조하고, 달러 가치가 추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귀금속 가치가 높아지는 지금은 은을 팔고 금을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네 번째 이유는 은을 둘러싼 음모설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머니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파생상품 시장에서 대량의 은 관련 상품을 갖고 있는 JP모건체이스와 HSBC가 은 선물을 대량으로 팔고 있으며, 최근 은 가격이 이들의 마지노선인 온스당 30달러선을 넘으면서 파산할 수도 있다는 루머가 전부터 확산돼왔다.
하지만 HSBC의 주가는 연초 이래 5% 올랐고, 작년 여름 바닥세에서는 25%나 상승했다. JP모건의 주가 역시 연초 대비 5% 상승해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여기에는 유력 싱크탱크나 미 외교문제평의회, 유럽 귀족, 정재계 수장이 모이는 빌더버그 그룹, 로마 교황, 에딘버러 공작 등이 이들 은행의 주식을 매집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소문도 있다.
귀가 얇은 투자자들은 JP모건이나 HSBC 주식의 풋옵션을 매입해 폭락에 대비하면 큰 돈벌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루머가 사실일 경우 2013년 1월까지 유효한 JP모건 주식을 20달러에 파는 풋옵션은 60센트에 살 수 있으며, 만일 주가가 ‘제로’가 되면 갑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은 가격을 둘러싼 음모설이 힘을 얻고 있다.
다섯 번째는 이 같은 음모설이 블로그를 타고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머니는 음모설의 진원은 대부분이 귀금속 판매업자들이라며, 이들이 순진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은 은이 부족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조폐국이 발행하는 아메리칸 이글 은화는 현재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가 나 은 부족 소문을 부풀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머니는 은화를 쉽게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은 수요가 지나치게 강한 탓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머니는 아무리 은이나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해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옷이나 음식, 거주지가 아닌 만큼 무리해서 살 필요는 없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