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 미국의 뷰티풀마인드 존 내쉬

입력 2011-05-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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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존 내쉬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편집자주 :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를 거쳐 중동의 ‘재스민혁명’까지, 글로벌 경제는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깊은 고찰과 비전으로 정책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석학들의 시각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시대를 이끌고 있는 석학들의 비전을 분석하고 상아탑을 넘어 실물 경제의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들의 경제이론과 그들의 삶을 조명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

②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③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④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⑥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⑦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⑧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

⑨ 존 내쉬 프린스턴대 박사

⑩ 앨빈 토플러 뉴욕대 학사

⑪ 폴 새무얼슨 하버드대 박사(2009년 사망)

⑫ 오마에 겐이치 UCLA 교수

⑬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

⑭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학원대 교수

⑮ 노구치 유키오 와세다대 교수

▲쥬요약력 : △1928년 6월 13일 출생 △1948년 카네기공과대학 석사 학위 취득, 프린스턴대 박사과정 입학 △1950년 ‘비협력게임’으로 프린스턴대 박사 학위 취득 △1951년 MIT 교수 임명 △1958년 29세에 MIT 종신교수 임명 △1978년 폰 노이만이론상 수상 △199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1999년 미국 수학회 리로이 스틸상 수상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며, 경쟁보다는 협동이 인간에게 보다 많은 행복을 안겨준다”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존 내쉬 프린스턴대학 명예교수가 발견한 ‘균형이론’의 골자다.

내쉬의 ‘균형이론’은 그가 겨우 21살 때 작성한 27쪽짜리 학위 논문의 일부로,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최선을 다하면 사회 전체에 이롭다”고 주장한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정면 반박해 학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그의 논문을 읽은 지도교수는 “자네가 지금 뭘 했는지 아는가? 150년 된 경제학을 모조리 부정하고 있다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쉬의 균형이론은 아인슈타인과 동시대를 산 물리학자 폰 노이만이 창시한 ‘게임이론’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오늘날 정치학·경제학·경영학·심리학 등 다방면에서 응용되고 있다.

1994년 내쉬에게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균형이론’은 발상 자체부터가 독특했다. 아름다운 아가씨를 차지하고자 하는 친구들과의 장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금발머리 아가씨 1명과 갈색머리 아가씨 4명이 바에 등장한다. 내쉬는 “애덤 스미스의 말처럼 개개인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면 된다”면서 “금발머리 아가씨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해보자”고 부추긴다.

그러나 내쉬는 “누군가 경쟁에서 승리한다 해도 금발머리 아가씨를 차지하는 것은 단 한 사람뿐이다. 또 만약 금발머리 아가씨가 우리 중 아무도 선택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갈색머리 아가씨들은 자존심이 상해 우리를 만나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금발머리 아가씨를 포기하고 처음부터 갈색머리 아가씨들과 각자 짝을 이루는 것이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한 것이다.

즉 내쉬의 ‘균형이론’은 지나친 경쟁은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모두가 승리하는 경우의 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오늘날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물가를 잡기 위한 중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세계 경제규모에서 G2인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이로운 ‘내쉬 균형이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소연 연구원은 한 보고서에서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고 내수를 부양할 목적으로 자국통화 절상을 어느 정도 선에서 용인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환율전쟁의 긴장도를 완화하고 국제공조로 회귀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금리인상이 자국의 디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약달러를 지향하는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쉬 균형이론은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라는 새로운 게임이론도 파생시켰다. ‘죄수의 딜레마’는 미국의 군사전략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1950년 고안해낸 것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현상을 게임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는 새로운 학문분야다.

구체적으로는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선 각자의 최선의 선택이 ‘공생’이 아닌 ‘공멸’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두 명의 사건 용의자가 체포돼 서로 다른 취조실에서 각각 심문을 받는다. 이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둘 중 하나가 배신해 죄를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은 즉시 풀어주고 나머지 한 명은 10년을 복역해야 하고, △둘 다 죄를 자백하면 둘 다 5년을 복역, △둘 다 죄를 자백하지 않으면 둘 다 6개월을 복역하는 것이다.

결국 이 게임에서 죄수는 상대방의 결과는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최대화한다는 가정 하에 움직이게 되는데, 이런 상태에선 늘 ‘배신’이 선택된다는 것이 내쉬 균형이 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이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해 여러 경우의 국제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이론적으로 정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왜 개별 국가들이 환경을 해치고, 자원을 남획하며, 분쟁 지역에 무기를 판매하는가'에 대한 설명의 준거로 활용돼 왔다.

상위 정부가 없는 개별 국가간 국제 체제에서 개별 국가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만큼 상대국의 전략이 항상 협동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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