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라이벌 삼성과 LG가 오는 7월 나란히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에 나선다. 사업진출을 놓고 오래동안 고민을 거듭했던 두 그룹이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향후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 작업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정밀화학은 오는 7월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착공한다.
2년 넘게 사업진출을 고민해 온 LG화학은 4910억원을 투자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한다고 2일 공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태양광 산업의 고성장으로 높은 수요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회사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여수공장 확장부지 내에 4910억원을 투자해 연간 5000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오는 2013년 말 완공을 목표로 정했다.
회사 측은 신기술 도입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경쟁력을 조기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4월 기업설명회에서 현재보다는 공급과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2013년 하반기가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할 적기라며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폴리실리콘 신규진출 업체에 대한 어두운 전망들이 나오면서 최종 진출 여부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당초 예상했던 1만t 규모가 아닌 5000t규모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삼성정밀화학도 오는 7월 울산산업단지에 연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LG화학이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에 진출했다면 삼성정밀화학은 폴리실리콘 기술력을 갖춘 업체와의 합작을 선택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최근 미국 MEMC와 합작사를 세웠고 현재 생산 공장에 대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7월 첫 삽을 뜨고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우리는 합작을 통해 이미 기술력을 갖춘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면 선두권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삼성과 LG의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도 본 궤도에 오르게됐다.
삼성은 폴리실리콘(삼성정밀화학), 잉곳·웨이퍼(삼성코닝정밀소재), 태양전지 모듈(삼성SDI), 태양광 발전소 시공(삼성에버랜드), 태양광 발전소 운영(삼성물산)이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LG그룹은 폴리실리콘 생산(LG화학), 잉곳·웨이퍼(LG실트론), 태양전지 모듈(LG전자), 태양광 발전소 시공·운영(LG CNS·LG솔라에너지)의 형태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