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팔면 팔수록 손해?" GS칼텍스의 딜레마

입력 2011-06-14 10:59 수정 2011-06-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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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할인정책으로 적자 누적…직영 주유소 공급 중단키로

GS칼텍스가 ‘팔아도 돈이 남지 않는 기름’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4월 정부의 압박으로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값을 100원 내리자 기름을 달라는 주유소가 예상보다 많아지며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졌다. 언뜻 생각하기에 많이 팔면 좋을 것 같지만 ℓ당 10~20원 이익을 내던 기름을 100원 할인하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니 고민인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업계 1위인 SK에너지가 다른 주유소와 달리 직접 카드할인을 선택하면서 더 커졌다. GS칼텍스의 경우 공급가를 내려서 주유소에 팔기 때문에 주유소 입장에서는 100원 인하가 아닌, 60~70원만 인하하는 꼼수를 사용해 이익을 높일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업계 2위 GS칼텍스에 대한 물량 요청이 더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지역에 위치한 GS칼텍스의 일부 직영·자영 주유소는 최근 몇일째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사흘째 영업을 못하고 있다.

ℓ당 100원씩의 기름값 할인 정책이 시행된 지난 4월 7일 이후 일부 정유사가 자사와 공급계약을 맺지 않은 무폴 주유소에는 기름을 공급할 수 없다고 밝혀 갈등을 빚은 적은 있지만 자사 폴을 달고 있는 직영 주유소에까지 공급을 중단한 사례는 없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기름값 할인 정책을 두달째 진행하면서 수급이 많이 타이트해진 상황”이라며 “현재 일부 지역에서 기름 공급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GS칼텍스가 기름값 ℓ당 100원 할인 정책으로 팔수록 적자가 누적되다 보니 적자 규모를 줄여보기 위해 일부 주유소에 석유제품 공급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직영주유소의 경우 100원 할인을 정확하게 지키기 때문에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정유업계가 정부 압박으로 ℓ당 100원 할인 정책을 시행하다 보니 팔면 팔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며 “직영주유소를 접고 수익성 높은 다른 가게를 차리든지, 국내 판매물량을 아예 줄이고 이를 수출물량으로 전환하면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름값 인하 여파로 인해 GS칼텍스는 기름값 인하로 인해 2분기 순이익이 직전분기 대비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지주회사인 GS의 순이익도 전분기와 비교해 5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과도한 압박으로 인해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유사가 자선사업 하는 곳 인가”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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