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자신감은 최고경영자(CEO)에게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닝시즌이 되면 실적을 예측한 최고경영자(CEO)들도 성적표를 받게 되는데 실제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 점수가 깎여서 문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의 ‘날리지앳와튼(Knowledge@Wharton)’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부심이 강한 최고경영자(CEO)들이 빗나간 실적 전망을 발표하는 경우가 그렇지 못한 이들에 비해 10% 정도 많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0~2007년 미국 경제지 포춘의 500대 기업에 오르내린 640개 기업의 CEO 97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날리지앳와튼은 회사와 그 미래에 대해 설명할 때 ‘신뢰’, ‘낙관’ 등의 표현을 즐기며 언론에 이와 같이 묘사되는 CEO들을 자부심이 대단한 것으로 분류했다.
기업의 성공을 이끌기 위해서는 리더의 자신감이 필요하지만 문제는 지나친 자신감으로 기업의 미래에 대해 비현실적인 전망을 내놓기가 일쑤라는 것.
이들은 증시 폭락, 자연 재해 등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간과하곤 한다.
자신만만한 CEO는 실적 전망을 제시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식 발표해 오히려 전망이 빚나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투자가와 분석가들이 회사를 평가하는데 실적 전망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부문이다.
실적 전망을 올려잡을 당시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하지만 시장은 회사가 제시한 실적 전망이 실제와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응징한다.
게다가 CEO가 회사 실정 및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켜 신뢰성에도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지나치게 자부심이 강한 CEO들은 실적 예상 범위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려 한다는 점이 전망 적중률을 낮추고 있다고 날리지앳와튼은 꼬집었다.
일례로 주당 순이익이 1~2달러가 예상될 경우 1.50달러라고 구체적으로 전망해 실제로 1.20달러를 기록하면 틀렸다는 비난을 사게 된다.
자부심이 지나친 CEO가 과도하게 투자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점도 시장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은 방만한 CEO의 M&A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날리지앳와튼은 전했다.
날리지앳와튼은 이사회가 CEO의 자신감이 오만함으로 악화되는지를 확인하는 등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가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CEO들의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날리지앳와튼은 덧붙였다.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올해 초 전세계 96개국 CEO 120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48%가 실적 전망에 대해 ‘매우 자신있다’고 답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기록한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지난해의 31%보다 무려 1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