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오는 21일 열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약심) 2차 회의에서 박카스와 까스명수 등 44개 의약외품 중 16개 품목에 대해 전환 반대할 방침이다.
또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약 2만1000개 가운데 1200개를 처방 없이 약국에서 팔 수 있도록 일반약 전환을 요구할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국내 품목당 연간 생산액 2위인 박카스의 슈퍼마켓 판매 반대를 빌미로 약사회가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슈퍼마켓 판매에 대한 논의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 약심 2차 회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약사회에 따르면 박카스와 까스명수를 판매하려면 합성 카페인 '무수카페인'과 소화를 돕는 생약 '아선약'을 빼거나 함량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44개 의약외품 전환 일반약 중 무수카페인을 함유한 자양강장드링크는 동아제약의 박카스를 비롯해 10여개 품목이 있다.
약사회 고원규 이사는 “합성카페인인 무수카페인은 천연카페인보다 흡수율이 높다”면서 “박카스 슈퍼마켓 판매로 다른 음료까지 무수카페인을 넣겠다고 하면 국민 카페인 섭취량이 지나치게 늘어 심근경색 등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약 1200개 전환은 약심 2차 회의에서 먼저 400~500개 품목 전환 의견을 제출하고 나머지 약품의 일반약 전환은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약사회가 일반약으로 재분류해 줄 것을 원하는 전문약은 응급피임약(노레보). 비만치료제(제니칼), 위장약(잔탁‧오메드), 인공눈물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저용량(25mg) 일반약 전환은 일반 보류하기로 했다.
이는 비아그라 일반약 전환 발표 이후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약사회가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저용량 비아그라를 약국에서 살 수 있으면 가짜 밀수약을 사먹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해 추진하려 했지만 안전성에 대해 좀 더 논의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