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감원 바람이 거세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감원이 잇따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최근 시스코시스템즈, 록히드마틴, 파산한 대형 서점 보더스 등이 잇따라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올해 경기 회복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둔화하자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감원에 나서고 있다.
감원 붐은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레이오프(lay off, 일시 해고)가 증가하면서 지난 2개월간 고용 증가는 평균 2만1500명 그쳤다.
지난 5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감원 수는 178만명으로 2010년 8월 이후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민간기업의 레이오프는 166만명이었다.
이달 초 발표된 6월 고용 보고서에서는 5주 미만 실업자 수는 6월 시점에서 310만명으로 전달보다 15.5% 증가해 2009년 10월 이래 최대였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4월초 이후 4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6월 9.2%로 상승한 실업률을 낮추는데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마이크 몽고메리 이코노미스트는 “레이오프는 지난 수개월간 고용 침체 요인이었다”면서 “소프트패치(경기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인 둔화)는 레이오프를 늘리는데 이는 그 어떤 것으로도 상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WSJ은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서플라이체인 혼란과 개인소비 침체, 침체하는 주택 시장 등 위축되는 경기를 감원의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
2년 전 심각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난 미국 경제는 지난해 2.9%의 성장을 기록한 후 계속 둔화하고 있다.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주택 시장은 여전히 침체됐으며, 지방 정부는 세출과 고용을 줄이고 있다. 이것이 경기 회복에 대한 고용주의 신뢰감과 그 배경에 있는 소비 의욕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고용과 비용을 낮춰 이익을 확보하고, 신규 채용보다는 경영 효율을 기할 수 있는 설비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WSJ은 레이오프는 퇴직 수당을 줄이고 사업재편을 수월하게 하지만 경기 확대 속도가 빨라졌을 때 허점을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연율 1.9%였다. WSJ은 29일 발표되는 2분기 경제성장률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하지만 소비심리 악화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하반기 경제 전망을 하향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