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미국 농민들이 정부 보조금을 못받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곡물가격 연동에 따라 농민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은 국제 곡물가가 오르고 미국 중서부 곡창지역의 작황이 호조를 보여 중단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셰비빌 지역에서는 지역 주산물인 콩과 옥수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농지가격도 덩달아 상승해 농민들이 재정적으로 넉넉해졌다.
이 지역에서 트랙터를 판매하는 슬로안 임플리먼트 대표는 “올해가 가장 장사가 잘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이 번창하는 반면 정부 보조금 지급업무를 담당하는 농무부 지역사무소는 한산하다.
미 정부는 농민들에게 각종 명목으로 1930년대부터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수십년간 농업보조금 삭감을 추진해 온 정치권은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게 됐다.
보조금은 곡물가 등락에 따라 지급액도 달라지지만 최근의 곡물가격 상승은 이전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평가한다.
곡물가격이 단순히 일시적으로 오른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미국 중서부 지역 농부들은 정부 보조금을 다시는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
곡물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보조금은 계속 지급된다. 하지만 곡물가 상승은 이런 보조금 프로그램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연방정부 재정적자 한도 상한협상에 난항을 겪는 등 재정문제로 곤경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또 한차례 대규모 농업지원 프로그램 삭감을 단행할 경우 50억달러 정도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텍사스 에이앤앰(A&M) 대학의 마크 웰치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보조금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