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에 ‘주파수 자원=황금알 낳는 장사’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올해 주파수 경매를 처음으로 실시하는데다 재할당 기간이 맞물리면서 주파수 사용대가가 천청부지로 치솟았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울상이던 통신업계가 이번에는 주파수 이용료 급등을 놓고 시름에 빠졌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 사용대가로 납부해야 할 금액이 1조5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달 8일로 예정된 국내 첫 주파수 경매에서 800㎒는 2610억원, 1.8㎓와 2.1㎓ 대역은 각각 4455억원을 최저가로 확정한 상태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저가를 기준으로 해도 대략 700억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주파수 할당 대가와 전파 사용료 등을 합할 때 10년 동안 15조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계산이다.
주파수 할당대가는 전파법 시행령(14조)의 산정기준에 따라 예상매출액의 1.4%를 부과하고 실제매출액의 1.6%를 주파수 이용기간 동안 매년 납부하게 된다.
SK텔레콤은 이달에 10년 이용 기간으로 800㎒ 대역 30㎒ 대역을 재할당 받는다. 2G와 4G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 보유한 800㎒ 대역의 30㎒ 폭 주파수 사용대가는 약 8000억원 수준이다. 이중 예상매출액의 1.4%에 해당하는 2000억원을 올해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지난해 5월 할당받은 2.1㎓ 20㎒ 대역과 15년 이용 기간으로 지난 2001년 할당받은 2.1㎓ 대역 40㎒까지 포함할 때 올해 납부해야 하는 할당 대가는 약 5200억원에 이른다. 전파 사용료 1400억원을 추가 하면 올해 66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KT도 이달에 900㎒ 대역 20㎒와 1.8㎓ 대역 20㎒를 10년 이용 기간으로 재할당 받는다. 또 지난 2001년 11월 할당받은 2.1㎓ 대역 40㎒를 포함하면 올해 납부하는 할당 대가만 4700억원 수준이다. 전파사용료 700억원을 포함할 때 대략 5400억원을 주파수 이용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달에 800㎒와 1.8㎓ 대역을 재할당 받는 LG유플러스 역시 주파사용료 포함할 때 30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다음달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제에서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2.1㎓ 대역을 사실상 확보하게 돼 추가 비용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방통위가 2.1㎓ 대역의 최저가로 4455억원을 부른터라 최소한 10년동안 450억원을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업계는 정체된 이동통신시장에서 경매제로 인한 주파수 할당대가가 상승해 투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2000년 기준에 맞춰 주파수 이용 대금을 산정하는 것은 결국 투자 위축과 소비자 부담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말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우리와 달리 주파수 할당대가가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3G 주파수 할당 때 과도한 경매비용으로 사업권 반납이나 투자 위축 등의 부작용을 겪었던 탓이다. 최근에는 LTE용 주파수 경매에서 다량의 주파수를 확보해 동시 경매를 실시, 할당대가를 낮추고 각 사업자에게 고르게 분배하는 방향으로 주파수 할당정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