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은 이자차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은행(IB)업무 수수료 수입과 유가증권관련이익 증가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향후 IB업무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부족한 수신기간 확충을 위해 프라이빗뱅킹(PB) 강화와 점포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잠정) 1조21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의 4110억원보다 148.6% 증가한 것이다.
이자차익은 높은 조달금리와 기업대출경쟁 심화 등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4% 감소한 8004억원을 나타냈으나, 비이자이익과 유가증권이익이 각각 3591억원과 61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6%와 62.4%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영기 산은 수석부행장은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이 4억원 정도로 시중은행(5000만원)보다 훨씬 크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IB업무 중심의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이익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산은의 이같은 실적 달성은 수신기반 취약에 따른 높은 조달금리와 카드업무 부재, 대출경쟁 심화 등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산은의 점포는 올해 6월말 현재 57개로서 시중은행 점포수의 6분의1 내지 20분의1 수준으로, 점포부족에 따라 조달금리는 4.29%(5월 기준)로 예금은행의 3.03%보다 높고, 순이자마진(NIM)은 1.61%(6월말)로 시중은행의 2.36%(2010년 말 기준) 보다 낮았다.
특히 투자은행(IB) 업무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파이낸스(PF), 인수합병(M&A), 신디케이션 수수료 등의 IB 수수료 수입이 컸다는 분석이다.
산은의 기업금융업무는 전통적인 대출 지원에서 벗어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 제공하는 CIB(Corporate Investment Banking, 기업투자은행)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의 비중이 큰 편이라는 게 은행측 설명이다.
김 수석부행장은 "CIB 전문은행으로서 투자은행 기법을 활용한 복합금융을 구조조정기업 및 중소기업에게 적극 지원했고, 이에 따른 유가증권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또한 구조조정업무의 성공적인 수행과 여신 사후관리 등 건전성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신규부실이 크게 감소해 대손비용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은행의 수익포트폴리오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유가증권이익 포함)의 비율이 47.7% : 52.3%로 이자이익이 순영업수익의 70∼80%를 차지하는 타행과는 크게 다르며, JP모건, 도이치뱅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또 여신 사후관리 등 건전성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신규부실도 감소해 대손비용이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현재 2.1%대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연말까지 1.5% 수준으로 떨어뜨릴 예정이다.
앞으로 수신기반 확충과 함께 인수합병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김 수석부행장은 "점포수에 한계가 있어 VIP 고객을 상대로 하는 프라이빗뱅킹에 비중을 둘 것"이라며 "예금금리도 가장 높은 은행수준 이상으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체 점포 확대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회가 되면 인수합병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부행장은 최근 자본시장법 개편과 관련해서는 "증권사들이 IB업무를 해도 그룹 내에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산업은행은 해외시장까지 IB업무영역을 확대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내년 고졸 출신 신입행원 채용과 관련해 고졸자 50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뽑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해 9월께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