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유럽 당국이 은행권 ‘돈 풀기’에 나선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권의 자금 경색을 막기 위해 통화정책을 추가 완화하고 영국은 2차 양적완화에 돌입한다.
ECB는 6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현행 1.50%로 동결하고 은행권 구제 조치로 자산담보부 증권인‘커버드본드(covered bond)’ 매입을 재개해 400억유로(약 63조3980억원) 어치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ECB는 10월과 12월에 각각 시작하는 12개월과 13개월 만기 장기 대출 프로그램도 가동키로 했다.
바클레이스캐피탈의 테드 로드 유럽 커버드본드 부문 대표는 “ECB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두 가지를 노리고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를 돕는 한편, 은행권 유동성 공급으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리는 동결했지만,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경제가 강력한 하락 위험을 맞고 있다”며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차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국채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2750억파운드(약 504조7490억원)로 확대키로 했다.
기존 2000억파운드 규모에서 3분의 1에 해당하는 750억파운드가 추가된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의 자본확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대표들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은행들의 더 큰 피해를 막으려면 자본확충을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자본확충 논의가 시작함에 따라 그 규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로렌스 핀크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안정에는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면서 “최대 2조달러(약 2370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파산설에 휩싸인 벨기에-프랑스계 은행인 덱시아는 7일 오후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덱시아 주가는 거래가 중단되기 전까지 17.24%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