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4조2000억)을 낸 것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앞세운 통신부문의 역할이 가장 컸다. 반도체와 TV 부문도 당초 어려울 것이란 예상과 달리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LCD 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초만해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 정도로 분위기가 나빴다.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와 LCD, TV 등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대부분이 판매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깜짝 실적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중심으로 모바일 부문의 실적 호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40% 이상 증가,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통신 부문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과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1위 자리를 굳힌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완제품(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사업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크다. 이들 제품에 탑재되는 모바일AP,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AMOLED 등 부품 사업 전반으로 실적 개선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크게 늘면서 예상 보다 좋은 실적이 나왔다. 2조원대 중반까지 보고 있다”며 “스마트폰 실적 개선은 부품 사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모바일 D램, 모바일AP 등을 중심으로 선전하며 1조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에 시달리고 경쟁사가 감산에 들어가는 등 전반적으로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았던 점을 볼 때 고무적이다.
글로벌 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TV부문도 스마트 TV 등 프리미엄 제품 시장을 장악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침체로 부진을 계속하고 있는 LCD 부문은 여전히 영업적자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매출은 예상치 보다 적게 나온 것으로 볼 때 환율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또 반도체 부문에서 원가가 크게 줄고 스마트폰에서도 이익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도 기대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쟁자인 애플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이폰4S를 출시한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 LTE를 내놓으며 차세대 시장을 선점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리스크 요인으로 아이폰5가 거론됐지만, 애플이 혁신적인 면이 뛰어나지 않은 아이폰4S를 출시함으로써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큰 위협요소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