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인들의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한층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업 경영인 100명을 상대로 한 분기 조사에서 “세계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는응답자가 전체의 30%를 넘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7월 조사 때의 6.5%에서 대폭 증가한 것이다.
특히 유럽 경기에 대해서는 56.1%가, 미국 경기에 대해서는 33%가 각각 “악화하고 있다”고 답해 서방에 대한 비관론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한 중국에 대해서도 “경기 확대가 둔화하고 있다”는 답변이 50%를 차지했다.
이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고용 정체 등을 비관론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이것이 세계 경제에 어느 정도의 악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44.8%가 “리먼 사태와 같은 수준 아니면 그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와 달리 일본 경기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강했다.
60%에 가까운 응답자가 “6개월 전에 비해 일본 경기가 좋아졌다” 혹은 “이미 개선되고 있다”고 답했다.
3개월 후 일본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률도 37.4%에 달했다.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생산과 소비가 침체했을 때보다 상황이 대폭 개선했다는 인식이 낙관론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경영자의 93.5%는 일본 국내 경기의 불안 요인으로 ‘엔고’를 꼽았다.
이들은 엔고 대책 등 정부의 조치가 없으면 일본 경기에 대한 낙관론도 사라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응답자의 33.1%는 엔고 부담을 피해 해외 생산 비율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외국인 등 글로벌 인재를 확충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80%가 넘었다.
해외 생산 비율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답한 경영자 가운데, 3년 후 해외 생산 비율이 50%가 넘을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28.2%로, 일본의 산업공동화가 한층 심각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엔고에 힘입어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한다는 응답도 두드러졌다.
M&A ‘상대를 찾는 준비 중’ ‘적극적으로 찾는 중’이라는 응답률은 30.2%에 이르렀다. ‘이미 추진 중’이라는 응답도 5%에 달했다.
신문은 기업이 해외 비중을 확대하면 일본 국내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엔고와 높은 법인세율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