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정부의 정책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이규복 연구위원은 11일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책방안’보고서에서 2006~2010년 예금은행의 전월 대비 가계대출 증감률이 0.6%를 넘은 것은 총 22회로 전체(60개월)의 36.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석달에 한번꼴로 가계대출 가이드라인을 초과한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최고 -0.4%에서 최대 1.7%에 이르는 큰 차이를 보였으며 통상 5~6월과 10~11월에 증가율이 높고 연말, 연초는 낮았다.
서정호 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이 계절성이 있어 같은 증가율로 관리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 단기적 급증에 대비해 총량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더라도 수준 설정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월별 0.6%는 과거 5년간 명목 경제성장률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경제성장률이 적정한 기준인지 논란이 될 수 있으며 경제성장률로 하더라도 과거 수치를 이용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경우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나 전세가격 상승 등이 전혀 반영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 예상 물가상승률, 현재 가계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관리 주기는 결제일, 공휴일, 명절 등 계절적 요인이 크고 마이너스 통장은 사전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분기 또는 반기로 다소 길게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말 대비로 바꾸고 분기말 목표를 설정해 관리한다면 계절적 요인을 충분히 반영해 개별은행 입장에서 마찰적 요인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규복 연구위원은 분기 단위의 목표증가율을 초과한 경우에는 “준비금 적립의무를 대폭 강화하는 등의 조치로 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대출은 가격 기능을 활용해 진입을 억제하는 한편 현행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신용대출,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대하되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초기에는 유연하게 적용하고 점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