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시대 개막을 앞두고 향후 중국의 대외정책에 국제사회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과거 중국에서 최고지도자가 교체되면 으레 대외정책의 기본방침도 변화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는 시진핑(習近平) 시대 대외정책의 기본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때를 기다리면서 힘을 키우는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대국으로 우뚝 일어서는 ‘대국굴기(大國堀起)’로의 이행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시대에는 도광양회 정책을 추구했다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국굴기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대국굴기는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줄곧 표방한 발전 노선으로, 급속한 경제 발전과 이를 통해 발생된 중국위협론, 빈부격차와 지역간 갈등 등의 내부 모순과 부조리로 인해 중국이 결국 망할 것이라는 중국 붕괴론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현재 중국에선 도광양회를 주장하는 부류와 대국굴기를 주장하는 부류가 맞서고 있다.
문화대혁명 등의 풍파를 겪은 고령층은 도광양회를 고수하지만 젊은 세대는 말 그대로 대국굴기를 외치고 있다.
시진핑은 1953년생으로 젊지만 문화혁명을 겪은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현재 제4세대 지도부 내에서 대외정책은 후 주석이 조장을 맡는 공산당 중앙외사영도소조에서 결정됨에 따라 시진핑 시대에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라는 중국 권력구조의 특수성도 기존의 대외정책 변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진핑이 대권의 보증수표로 불리는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자리를 꿰차 2012년 10월 제18차 당 대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에서 덩샤오핑(鄧小平)으로, 다시 장쩌민에서 후진타오 주석을 잇는 제5세대 지도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현재의 권력 분리가 이어질 경우 대외정책 역시 집단지도체제의 합의 구조를 거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제4세대 지도부는 후 주석을 정점으로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9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구성되며, 이들 3인에 힘이 집중된 경향이 있지만 대체로 권력 분리가 이뤄지고 있고 이런 현상은 제5세대 지도부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도광양회는 고립주의자들의 변명에 불과하며 대국굴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고 그런 가운데서도 자유주의적 시각의 책임대국론도 만만치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시진핑 시대에서도 대국굴기론이 힘을 얻어가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